한 번쯤, 김미영 팀장으로부터 문자 받아보신 분 많으실 겁니다.

10년 전쯤, 보이스피싱의 원조로 악명을 떨친 이름이죠.

낮은 이자로 대출해 주겠다고 사람들을 속이면서, 무려 400억 원을 뜯어냈습니다.

이 김미영 팀장, 9년 동안 잡히지 않고 범행을 저지르다가 결국 3년 전, 필리핀에서 검거됐었는데, 그 정체에 사람들이 깜짝 놀랐습니다.

[올려 올려. 가서 PCR검사 하시고.]

지난 2021년, 필리핀에서 한 남성이 경찰에 체포돼 승합차에 오릅니다.

바로 '김미영 팀장'입니다.

원조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으로, 이른바 '김미영 팀장 사기 수법'을 고안해 낸 핵심 인물인데 김미영 팀장의 정체는 여성도 아니고 김 씨도 아닌, 50대 박 모 씨였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웠던 건, 박 씨가 경찰관이었다는 거였습니다.

심지어, 지난 2008년 뇌물을 받아 해임되기 전까지는 서울의 한 경찰서 사이버 수사팀에서 일했는데요.

이 점을 십분 악용해서, 2012년 조직을 만들면서, 자신이 수사했던 보이스피싱범들의 수법을 그대로 쓰는 건 물론이고 직접 수사했던 피의자 3명을 영입하기까지 했습니다.

범죄 피해 추정 금액이 400억 원에 달했지만, 박 씨 등 주요 인물들은 해외로 도피해 잡지 못했는데 한국 경찰과 국정원이, 박 씨를 9년 동안 추적한 끝에 지난 2021년 필리핀의 한 시골 마을에서 검거했습니다.

하지만 박 씨를 한국으로 데려오지는 못했습니다.

박 씨가 꼼수를 쓴 건데요.

현지에서 일부러 추가 범죄를 저질러, 한국으로 강제 송환되는 걸 피한 겁니다.

이렇게 송환이 미뤄지는 사이, 어렵게 잡은 박 씨를 놓치게 됐습니다.

박 씨가 최근 교도소를 탈옥한 겁니다.

박 씨의 행방이 묘연해진 건 이달 초, 박 씨는 필리핀 현지 법원 재판에 출석했다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도망친 걸로 전해졌습니다.

외교부는 탈옥 사실을 인지한 직후부터, 박 씨를 신속히 검거하기 위해 필리핀 당국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경찰은 다시 박 씨를 잡기 위해 적색수배를 내리고 추적에 나선 상황입니다.

당한 사람만 2만 명이지만, 10년이 넘도록 김미영 팀장은 우리 사법 당국의 처벌을 요리조리 피해 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문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