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9일) 기자회견에서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 "사과드린다"는 표현을 쓴 것은 참모들과 사전 논의 없이 윤 대통령이 즉석에서 한 발언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오늘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한 질문에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부인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을 언급하며 대신 사과한 것인데, 유감 표명은 애초 계획됐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과'라는 직접적 표현을 쓸 것이라고는 참모들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후문입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늘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저희도 사실은 대통령이 사과라고 하실 줄은 몰랐다"며 "(미리) 독회할 때 사과라는 말씀을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준비하며 참모들과 사전 독회를 여러 차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때는 언급되지 않았던 사과라는 표현이 실제 회견에서는 즉석에서 등장한 것입니다.

지난해 11월 한 매체가 김 여사 관련 의혹을 보도한 이후 윤 대통령이 직접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종전까지 대통령실은 김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 야권의 정치 공세이며, 법리상 문제는 전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윤 대통령은 올해 초 KBS와의 신년 대담에서 관련 의혹을 "정치 공작"이라고 평가하며 "(김 여사가)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이고 좀 아쉬웠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선 설령 정치공작이 맞고 김 여사가 법적으로 잘못한 점이 전혀 없다고 해도, 그런 논란에 휘말려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한 유감 표명은 적어도 해야 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습니다.

국민 정서에 대한 감수성이 항상 부족한 면이 있다는 조언이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사건의 불법성, 합법성을 떠나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쳤으니, 법리랑 아무 상관없이 국민들의 마음을 다치게 한 부분이 있다면 사과드린다는 이야기"라며 "잘하셨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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