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온난화로 녹고 있는 남극의 빙하

세계적 기후학자들의 80% 가까이가 금세기에 지구 온도가 산업화 전보다 최소 섭씨 2.5도 이상 상승해 재앙적 상황이 초래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3도 이상 오를 것이라는 응답도 40%를 넘었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의 주 저자와 심사자들에게 '2100년까지 지구 온도가 얼마나 오를 것이냐'고 묻자 응답자 380명 중 77%가 '2.5도 이상'이라고 답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3도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후학자도 42%를 차지했습니다.


IPCC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위험을 평가하고 대책을 제시하는 '지구 진단서'로 세계 각국의 기후대응 약속을 담은 유엔 기후변화협약의 토대가 됩니다.

이번 설문에서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설정한 온난화 제한선인 1.5도 상승 목표를 충족할 것이라고 본 기후학자는 6%에 그쳤습니다.

상승폭 1.5도는 과학자들이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피할 수 있는 일종의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수치입니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을 통해 2100년까지 지구 표면의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전 대비 2도 이내, 나아가 1.5도 이하로 제한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기후변화가 가속하면서 1.5도를 넘는 시점이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세계가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복수응답)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분의 3 가까이가 '정치적 의지 부족'을 꼽았고 화석연료 산업 같은 기득권 기업의 이익이 원인이라는 응답도 60%에 달했습니다.


가디언은 "IPCC 보고서는 자연·사회과학계 전문가들이 작성하고 모든 가입국 정부가 승인하는 기후변화 평가의 최고 기준"이라며 "이번 설문 결과는 지구상에서 기후변화를 가장 잘 아는 사람 중 다수가 수십 년 안에 기후 대혼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기후학자들 다수는 지구 온도 상승으로 폭염, 산불, 홍수, 폭풍과 지금까지 보다 훨씬 더 자주 발생해 기근, 분쟁, 대규모 이주로 이어지는 '준 디스토피아적' 미래가 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학자들은 또한 기온상승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증거가 제공됐음에도 각국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한 행동을 취하지 못한 데에 절망, 분노, 두려움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Kevin Krajick/Earth Institute 제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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